KAI 블로그


단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축구장 6개 크기의 공장이 건립됐다. 이 공장은 원자재 가공부터 화학공정을 거쳐 조립 및 출하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논스톱 공정으로 세계 최고의 납품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가 어딜까? 바로 경남 산청, 청정지역 산 속 깊숙이 자리한 KAI 산청사업장이다. 기획_ 배화윤 차장 글_ 김상호 기자 사진_ 신상우 기자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의 생산과정은 하나의 공장에서 한 제품만 만들어 완성 단계를 책임지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립동과 기체동, 항공기동 각각의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각 제품을 만들어 최종 공정의 단계로 보내 제품을 완성한다. 수십 년에 걸쳐 완성된 이 시스템은 제조업 분야에서 최고 수준 의 효율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한 곳에서 부품 제작과 가공, 조립까지 끝내는, 즉 하나의 라인을 거치는 것으로 납품 직전의 단계까지 다다르는 공장이 있다. 지난 2013년 11월 문을 연 산청사업장이 바로 그곳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기지가 구축되다 


산청사업장은 지난 2012년 3월, 에어버스와 날개하부구조물(Wing Bottom Panel : WBP) 수주계약을 맺으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경남 산청군 금서면 매촌리에 부지를 선정하고 이어 같은 해 10월 착공을 시작해 이듬해 8월까지 생산 준비과정을 끝마쳤다. 


산청사업장은 대지 64,681㎡에 연면적 34,241㎡, 축구장 6개 정도의 엄청난 규모이지만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A320 계열에 장착되는 날개 하부구조물을 생산하는 전용공장이다. 




“산청공장은 에어버스사의 A320계열에 장착되는 날개하부구조물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에어버스의 A318, A319, A320, A321 등 싱글아일(Single-Aisle) 항공기에 장착 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원래 AUK(에어버스 영국공장)에서 WBP생산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의 기술력과 노력 덕분에 이제는 전 세계에 유일한 에어버스 SA WBP 생산 공장이 될 것입니다.” 


기체생산2실 산청생산팀 서기정 팀장의 말이다. 서 팀장은 산청사업장의 시작부터 함께 해온 기적의 ‘산 증인’이자 기적을 이룬 주인공 중 한 명이다. 2014년 4월 본격적인 생산에 앞서 항공관련 지식이 아주 없다시피 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며, 동시에 적기 납품을 달성할 수 있도록 휴식 없이 산청사업장 직원들과 함께 2년여를 달려왔다. 이렇게 쉼 없이 달려온 덕분에 지난 해 5월 초도품 납품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R30을 달성하고, 지난 7월에는 R43을 넘어섰으며, 올 11월에는 R48을 기대하고 있다. 


기대보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서 팀장은 “최종 목표는 R54”이라 강조했다. 그 이유는 생산팀원들의 뜨거운 열정도 있거니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생산 장비들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산청사업장에는 Skin Mill, 샷핀포밍, DRM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운용 중이다. 특히 MAJ, TR, Drilling, Fastening, Joint 등 기존 수작업 5가지의 작업이 한 번에 이뤄지는 DRM은 세계 최첨단 조립장비를 국산화 개발한 장비로써, 시험 가동을 마치고 초품개발을 착수하였다. 



첨단 장비와 뛰어난 인력, 조금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시스템 덕분에 서 팀장이 말한 꿈의 숫자 ‘R54’이 곧 달성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산청의 한 시간은 다른 곳의 하루와 같다 


항공기의 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는 구조물이자, 연료탱크의 역할도 하고 엔진 등 여러 장비가 장착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각종 장비들로 인해 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이라 튼튼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또 부러지지 않은 탄력을 갖추어야 함과 동시에 항공기 동체보다 크지도 작지도 않아야 된다. 


산청공장에서 생산하는 에어버스 A320 날개하부구조물은 길이가 무려 16m에 이른다. 이렇게 거대한 제품임에도 타 제품 대비 공차는 1/2 수준이다. 때문에 각 공정에서는 오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아닌, 오차가 ‘0’이 되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 


“산청공장에서는 부품 가공부터 도장, 조립, 물류까지 모든 생산과정이 한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U자 형태로 말이죠. 길이가 21m로 세계에서 제일 긴 최첨단 5축 초고속 가공장비를 비롯해 선진기술을 적용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우수한 생산기술력을 자부합니다. 덕분에 항공산업의 본고장인 유럽이나 미주지역 담당자들은 벤치마킹하러 산청에 자주 들린답니다. 업무도 바쁜데 매번 올 때마다 설명하느라 죽을 맛(?)이기도 합니다만 기분은 너무나 좋답니다.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니까요.” 



조립2, 가공2, 설비1 총 5개의 협력업체 370여 명의 직원들은 산청사업장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들이 지금의 숙련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KAI 산청 파견 직원들의 노력 또한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수많은 직원들이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업무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해야 R50 연내 달성이 가능하겠지요. 그것을 위해 카이와 협력업체, 협력업체 간 소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성용 사장님의 평소 말씀대로 원활한 소통은 업무의 속도를 높일뿐더러 오류와 충돌, 그리고 불량률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하나의 ‘공정’이라 생각하기에 그 중요성을 항상 유념하고 있답니다.” 



산청사업장의 직원들은 ‘이곳의 한 시간은 다른 곳의 하루와 같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모든 공정이 한 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파트에서 작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통을 통한 빠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뒤의 수 백의 직원들의 업무 역시 멈추기 때문이다. 시스템도 결국엔 사람이 구성하는 것이다. 길을 찾아주는 나침반이 시스템이라면 결국 걸어가야하는 것은 사람의 두 다리일 수밖에 없기에 소통을 또 한 번 강조할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안전, 또 안전 


산청사업장은 KAI의 설립 이후 최초의 외부공장이자 A350 W/R 사업과 더불어 대형 민수사업의 양대 산맥이다. 군수 기업에서 민수, 수출 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다. 매출 구조의 다변화는 단순 매출 규모의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 계기다. 


“향후 매출 20조 달성을 위해서는 우리 산청사업장 같은 공장이 몇 개는 더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향후 이런 사업장들의 롤 모델이 되도록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펼칠 생각입니다. 당연히 지역사회에도 기여를 통한 상생의 묘를 살릴 것이며, 친환경 - 무사고 안전을 달성하도록 직원들과 더욱 친밀한 스킨쉽을 유지하겠습니다!” 


2년 동안 이어진 긴 레이스를 통해 생산라인의 완성도를 9부 능선까지 달성했다는 서기정 팀장. 올해 마지막 날까지 팀원 및 전 사업장 직원들의 건강을 기원한다는 바람으로 인터뷰를 끝마쳤다.


  1직 서윤기 직장 



“R54달성을 위해 KAI 사원들과 협력업체가 상생하면서 최고의 산청사업장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직은 총 9개의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9개의 공정은 특성에 따라 1조와 2조로 나눠진다. 1조는 원자재부터 가공, 즉 형상을 만드는 공정이다. 워낙 거대한 부품이라 제작에 따른 장비 또한 거대하다. 하지만 오차범위는 그 어느 공정보다 작아야 한다. 머리카락 한 올 두께 정도의 오차도 항공기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20여 미터 길이의 원자재를 가공하지만 마치 쌀알에 글씨를 새겨 넣는 것처럼 미세한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 


2조는 성형부터 페인트 작업 즉 조립 직전까지의 모든 공정을 말한다. 이 역시 세계 최고의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품의 표면 가공과 화학 및 페인트 작업 등 대규모 시설이 전부 자동화되어 있다. 


  1조 정동화 조장 



“A320 WBP 첫 공정인 SKIN-MILL에서 품질 및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여 R50 목표를 꼭 달성할 것이며, 협력업체 기술력과 생산.품질 마인드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에어버스사의 중형항공기 A320 하부날개 구조물 6개(스킨 1, 2, 3 좌우날개)를 제작하는 Skin-Mill 시설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장비의 특징은 5축 Horizontal 타입이라는 것이다. 세계최대크기이며 30,000rpm 으로 작동되어 초고속 가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속도가 빠른 덕분에 열에 의한 가공변형이 없고, 5축 기능 덕분에 가공물을 수직으로 세울 수 있어 흔히 말하는 쇠 찌꺼기의 배출이 쉽다. 또한 열이 적게 나므로 절삭유의 사용량도 줄어 친환경 적인 가공 방식이라 할 수 있다.


  2조 전웅 조장 



“산청사업장 부품 후공정 안정화와 개선으로 생산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조에서 가공된 부품이 우리에게 넘어오면 이번에는 표면을 강화시키고, 부식을 막고, 색을 입히는 과정이 이어진다. 우리 손에서 넘어가면 바로 조립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어느 과정보다 꼼꼼한 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국내 유일의 기술이자 최초의 장비인 로봇을 이용한 자동 샷핀포밍 장비 덕분에 그 작업을 완벽히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대형 항만시설에서나 볼 법한 시설인 대형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는 도색 공정시설 역시 전자동 시스템으로 자재의 탈거에만 직원들이 참여하면 된다. 이런 첨단 장비와 더불어 주야를 가리지 않고 교대근무를 실시한 우리 산청사업장 직원들의 노력이 뒷받침 되어 KAI 최초의 납품실적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2직 유문상 직장 



“무결함 제품 생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진정한 KAI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산청사업장은 부품의 가공, 그리고 후작업, 조립 생산에서 포장 및 출하까지 한 공장 내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달성한 R43은 산청사업장 직원들의 피나는 노력과 더불어 본사의 기체, 조립 및 항공기동의 KAI 사우들의 지원 덕분에 달성할 수 있었다. 2직은 1직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조립하는 과정이다. 때문에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신체적으로 무리가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작업이다. 사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 항상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등, 작업에 관한 모든 악조건을 뚫고서 세계 최고의 제품을 고객에게 출하한다는 마인드와 정신력으로 지난 일 년여 간을 달려왔다. 앞으로 R54 달성을 위해 한 걸음 더 노력해야 할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1조 홍순흥 조장 



“조립 첫 공정부터 무결함과 개선을 통한 산청사 업장 목표 달성에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산청사업장의 생산량은 전 세계 항공사업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의 수치를 달성하고 있다. A320 및 A321의 WBP 는 제품의 규모가 크고 조립 과정도 까다로운 탓에 모두들 지금의 생산량이 기적과 같다고 말한다. 특수 소재로 처리 된 부품들을 리벳으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소음과 함께 팔을 통해 온 몸으로 들어오는 충격이 계속 누적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의 제품이 마무리 될 때면 최고의 제품을 만들었다는 안도감, 스스로에 대한 만족 덕분인지 누구하나 힘든 기색 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근무하고 있다. 


  2조 천진효 조장 



“첨단 자동화 기술을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KAI 산청사업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산청사업장의 모든 공정 중 마지막을 담당하는 부서인지라 책임감이 막중하다. WBP는 날개의 역할도 하지만 연료 탱크의 역할도 겸하는 파트다. 그렇기 때문에 조립이 끝난 제품에 있는 수천 개의 리벳에 일일이 특수 공정을 해야 탱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꼼꼼하게 처리해야 하는 분야 인지라 다른 부서에 비해 여직원 분들이 많은 것이 특징. 다른 부서에 비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 때문은 아니다. ‘품질이 곧 나의 자존심’이라는 슬로건 아래 KAI직원들은 협력업체(미래항공, PNL) 직원들과 한 마음 한 뜻으로 업무를 진행하며, 작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 같이 모여 결함에 대해 해결방안을 찾는 등 정보의 공유에 힘쓰고 있다.


  산청사업장의 어제와 오늘



↑ 산청사업장의 조감도


산청은 에어버스사의 A320 항공기 날개 하부 구조물(Wing Bottom Panel)을 생산하기 위한 전용 공장이다. 지난 2012년 3월, 에어버스사와 약 12억 달러 규모의 ‘A320 날개 하부 구조물’ 계약을 통해 2025년까지 연간 500대 규모의 WBP을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 산청 사업장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 산청사업장은 기본 바닥 공사가 완료 된 뒤 대형 탱크 시설이 먼저 들어섰다. 건물 완공 후에는 넣을 수 없는 크기기 때문이다.



↑ 산청사업장의 건설 막바지 사진. 현재의 사진과 유사하다.


부지선정 과정을 거쳐 같은 해 10월 총 공사비 97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가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약 1년여의 공사를 거쳐 산청사업장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났다. 6만4681㎡ 부지에 지상 1층, 연면적 3만4241㎡ 규모로 지어졌다. 출입구 부분의 원형 구조물은 항공기 엔진을 형상화 했으며, 내부 시설로는 최첨단 가공장비가 설치됐다. 지난해 4월 초도물량 생산을 시작으로 10개월 만에 R30을 돌파, 지난 7월에는 R43을 달성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R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 장비가 모두 구축된 이후로는 R54 까지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1년여 간의 공사를 마치고 2013년 11월7일 드디어 산청사업장의 준공식이 개최되었다. 


↑ 모든 준비를 마치고 2014년 4월 21일 초도물량 납품을 달성했다. 이제는 R54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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