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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동맹, 러시아의 적 '체코'

글_조문곤 항공전문기자

↑ 체코 항공력의 두 축 그리펜과 L-159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명제는 수천 년 동안 전쟁으로 점철되어 온 세계사가 피로 증명한 것이다. 체코 역시 이러한 명제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산 증인이다. 미국과 소련이 첨예하게 대립해 온 반 세기 동안의 냉전에서 동독, 폴란드와 함께 체코슬로바키아는 소련이 이끄는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첨병 역할을 수행한 국가였다. 


동독에 이어 동구권 위성 국가 중 두 번째 규모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어 군사적으로 중무장 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충분했다. 그에 맞게 나토(NATO)의 최대 위협이었던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수만 대 전차에 대해 체코가 적지 않은 지분의 전력(장갑차 포함 5,000여 대)을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체코슬로바키아가 소련에게 중요했던 이유는 바로 냉전 대립의 최전선인 서독과 동시에 폴란드, 헝가리 등 주요 위성국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었다. 하지만 냉전이 종식되고 소련이 해체되자 체코슬로바키아는 다른 위성국과 연방국 대부분이 겪었던 것처럼 공산당 1당 독재체제의 사회주의 이념을 강요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오스트리아계였던 체코와 헝가리계의 슬로바키아는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각자 역사적 정체성의 차이를 확인하고 체코 공화국(이하 체코)과 슬로바키아로 평화롭게 분리되었다. 


아울러 군사적으로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올라선 미국과 소련의 유산을 승계 받은 러시아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택하든지, 중립노선을 취해야할지 결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체코의 지정학적 위치는 미·러 어느 쪽에게도 전략적중요성이 컸으므로 중립노선은 논외였다. 마침내 1999년에 이르러 소련 시절 주요 위성국이었던 체코는 미국이 이끄는 군사동맹체 나토에 가입하면서 러시아와는 군사적으로 적이 되었다(슬로바키아는 2004년 나토에 가입).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역사의 증언자가 된 셈이다.



↑ 냉전 시대의 체코슬로바키아 MiG-29를 가장 처음 도입한 위성국이었을 만큼 

바르샤바 조약기구에서 소련의 중요한 맹방이었다. 


  체코 항공력의 전환점이 된 MiG-29


오늘날 체코의 항공력은 과거 체코가 운용했던 MiG-29를 논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소련 시절 체코의 지정학적인 가치와 군사적 중요성은 당시 항공력의 핵심이었던 MiG-29의 운용사에서 잘 드러난다.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체코는 소비에트를 제외하고 연방 및 위성국 중 가장 먼저 MiG-29를 배치받은 국가였다. 1989년 4월 첫 MiG-29를 시작으로 동년 9월까지 18대의 단좌형 MiG-29와 복좌훈련형 MiG-29UB가 도입되어 2개 비행대를 갖췄다. 당시 군비 규모를 고려할 때 2개 비행대 규모는 대단치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체코가 도입한 기체들 중 단좌형 6대는 전술핵무기 운용능력을 갖춘 1급 군사무기였을 정도였으니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소련의 군비 태세는 실로 강력한 것이었다. 


↑ 체코와 슬로바키아 양국의 평화적 분리를 기념하기 위해 각국의 고장을 하고 기념비행을 실시하는 진귀한 사진. 양국은 분리되면서 군사자산을 2:1 비율로 나누었지만 당시 최신예 기체였던 MiG-29는 예외였다. 정확히 10대씩 반으로 나눠가졌다. 


하지만 소련의 해체로 이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이와 함께 슬로바키아와 분리되는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를 2:1 비율로 나누기로 합의하면서 군사자산이 30% 이상 줄어들었다. MiG-29는 가장 중요한 주력기였던 만큼 2:1이 아닌 1:1로 나누게 되었고, 이로써 절반인 10대를 슬로바키아에 내줘 체코에는 단좌형 9대와 복좌훈련형 1대 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 의거 핵공격 능력을 가지고 있던 MiG-29 6대의 운용 장비 및 시스템이 철거되어 러시아로 회수되었다. 체코에서는 ‘겨우 10대의 MiG-29로 확고한 방공태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제기되면서 MiG-29가 국방 이슈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MiG-29를 퇴역시키거나 제3국에 판매하고 새로운 주력기를 새로 도입하든지, 혹은 당시 MiG-29가 배치된2015지 불과 5년 여 밖에 되지 않은 신형기체이므로 MiG-29를 미래의 체코 영공을 책임질 주력기로 재신임해서 점진적으로 추가도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MiG-29를 계속 운용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1990년대를 관통한 경제난으로 국방예산 상황이 여의치 않던 상황에서 MiG-29의 운용비는 큰 걸림돌이었다. 체코의 항공자산은 대부분 러시아제인데, 러시아의 군수산업 인프라가 붕괴되면서 MiG-29를 비롯한 러시아제 기체들의 부품단가 및 군수지원 비용이 터무니없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비단 MiG-29의 문제가 아니라 체코의 항공력 전체의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MiG-29의 향방은 막 독립한 체코 항공력의 미래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었다.


↑ MiG-29 10대를 내주고 11대를 가져온 폴란드제 다목적헬기 W-3A. 산술적으로 W-3A 30대를 가져와야 적정한 거래였기 때문에 이 거래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군수산업이 와해되어 후속군수지원이 불투명한 당시 상황과 미국 및 나토 편입으로 대외노선을 정한 체코 입장에서 MiG-29는 사실상 쓸모없는 기체였다. 


대외적 여건 역시 MiG-29를 계속 안고 갈 수없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체코는 소련 해체 전인 1989~1990년 민주화 혁명이었던 벨벳 혁명 이후 대외노선을 이미 미국에 정조준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결국 1995년에 이르러 체코는 폴란드와 11대의 W-3 소콜(Sokol) 다목적 헬기와 10대의 MiG-29 맞교환에 합의했다. 사실 기체 가격을 따지면 체코 입장에서 손해가 막심한 거래였다. 때문에 이에 대해 국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체코는 자국의 러시아제 군용기들을 모조리 걷어내고 하루빨리 나토에 가입해 미국제 항공기들로 항공력의 새판을 짜려는 청사진에 사로잡혀 있었다. MiG-29는 체코 항공력의 전환점이자 소련 유산의 청산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출처: Flight Global World Air Force Data Base 2015


  체코 항공력의 새판 그리펜


MiG-29의 공백은 MiG-23 전폭기로 메워야 했지만 MiG-23 역시 1994년 상당수가 퇴역해버렸다. 체코는 일단 급한 대로 MiG-23 소수와 구닥다리인 MiG-21에 주력 방공전투기로서의 지위를 주고 나토 가입을 서두르는 한편, 나토와 완벽한 호환작전이 가능한 신형기 도입을 추진했다. 여러 도입기종을 저울질한 끝에 2002년에 이르러 도입 및 운용비용이 가장 저렴하면서도 나토와의 연합작전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스웨덴의 사브 그리펜을 10년간 임대형식으로 도입키로 결정했다. 소련연방으로부터 독립 후 10년 간 청사진을 그려왔던 항공력의 새판을 짜는 순간이었다.


2005년부터 12대의 단좌형과 2대의 복좌훈련형 등 총 14대가 임대 도입되었으며, 1999년 체

코가 나토에 가입한 이래 나토 주관의 각종 훈련과 작전에 활발히 참가하고 있다. 한편, 임대가 만료되는 2015년이 임박해옴에 따라 체코는 2014년 5월 스웨덴 국방부와 그리펜 연장계약을 체결하고 2027년까지 계속 운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 체코는 제한된 국방비 상황에서 최소한의 영공방위에는 그리펜을 계속 임대해 투입하고 나머지 항공자산은 나토의 일원으로서 조화롭게 운용하는 것을 밑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서방제로 재편되는 과도기적 항공력 보유


내륙국가인 체코는 해군이 존재하지 않으며 육군과 공군으로만 편제된 체코군은 군무원을 포 함해 28,000여명 규모다. 공군 역시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 체코 공군은 2003년에 새로 창 설된 합동군 예하로 재편되면서 해체되었다가 2013년 7월 군 조직 전면 재편 계획에 의거 중 장이 지휘하는 총참모부 예하 독립 군종으로 다시 창설되었다. 


독립 군종으로서의 위상은 되찾았지만 참모총장격의 공군총사령관은 겨우 준 장계급(육군도 마찬가지다)에 그치고 있다. 4개의 공군기지와 1개의 미사일여단, 1개의 지휘통제 및 감시여단으로 구성된 공군 규모 자체가 작은 탓도 있지만 잦은 군조직 개편이 반복되면서 역사가 짧은 만큼 시행착오와 성장통이 적지 않은 모양새다. 


항공력은 공군에서만 운용되고 있으며 그리펜과 L-159, 그리고 Mi-24/35가 주요 핵심 전투 전력이다. 앞서 강조했듯 체코의 항공력 운용은 자국 영공방위를 기본으로 나토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브라질 엠브레어의 신형 수송기 KC-390 2대를 주문해 보다 폭넓은 지원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리펜의 공중작전 강화를 위해 2014년 나토 공중조기경보통제(NAEW&C)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NAEW&C는 각종 작전 및 훈련 간 나토가 보유한 E-3의 공중조기경보통제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체코는 이를 위해 연간 42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별도의 조기경보통제 플랫폼을 보유할 때 발생하는 비용 대비 너무나 저렴한 예산이어서 체코 같은 중소국가에게는 나토회원국으로서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혜택이다. 체코가 독립 후 나토의 일원이 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나토회 원국으로서 NAEW&C 같은 안보혜택과 깊은 관련이 있다.


↑ 체코의 주요 전투전력으로는 유일하게 운용 중인 Mi-24/35. 하지만 서방제 항공기로 개편 예정인 체코 공군에서 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Mi-24는 단기간에 퇴역하고 비교적 최신형인 Mi-35는 조만간 제3국 중고판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코 항공력의 미래 L-159


얼핏 그리펜이 체코 항공력의 미래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리펜은 나토군의 일원으로서 체코 항공력의 새판을 짜는 디딤돌에 불과하다. 바로 아에로 보도초디(Aero Vodochody, 이하 아에 로)의 존재 때문이다. 고등훈련기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T-50의 경쟁상대가 되는 L-159의 제작사인 아에로는 1919년 체코의 국영 항공기 기업으로 출발했다. 특히 냉전 시절 소련과 소련 연방 및 위성국들이 운용하는 고등훈련기의 주축이 되었던 L-39 4,000여 대를 제 작하면서 성장했다. L-159는 L-39를 베이스로 최대이륙중량을 4.7톤에서 8톤까지 끌어올려 경공격기로 변모시킨 기종이다. 당연히 운용 무기체계로는 미국 및 유럽제 나토표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체코는 2000년 4월부터 L-159를 공군에 도입해 경공격기형 L-159A와 고등훈련기형 L-159T 를 운용하고 있다. 나토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이상 나토의 안보우산 아래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고가의 공중우세 전투기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자국 항공방위산업 발전과 인프라 유지, 그리고 수출을 통한 국부창출의 핵심 L-159는 여러모로 체코 항공력의 미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수출에도 힘쓰고 있다. 군용 훈련기로는 이라크에 15대를 수출했고, 미국의 민간 가상적기 업 체 드라켄 인터내셔널(Draken International)에 21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아직 수출실적은 그다 지 돋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방예산 감축 추세와 고가의 고등훈련기 경쟁 기종들 사이에서 L-159의 높은 가격경쟁력은 중소국가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서 지속적 인 주목을 받을 것이다.


↑ L-159는 체코가 나토의 일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옛 소련 연방국 및 위성국이었으면서 나토에 가입한 중소국가들의 고등훈련기 및 경공격기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로맨틱 감성이 가득, 문화예술의 나라



정식 국가 명칭은 체코공화국이며, 체코어로는 체스카 레푸블리카라고 한다. 체코는 1993년 1월 1일 체코슬로바키아연방 해체로 분리 독립되었다. 국명은 고대 동유럽으로부터 이주하여 중부 보헤미아 지방에 정착한 ‘체코’족에서 유래하였다. 체코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과 국경이 맞닿고 있어 ‘유럽의 배꼽’이라고도 불린다. 


세계에서 면적 대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고, 사시사철 공연과 전시가 줄을 잇는 문화 예술의 나라로, 도로와 광장, 마을 사이의 좁다란 골목길마저 공들여 그린 수채화처럼 아름다워 관광객 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유럽 역사와 중세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곳, 연인들의 도시이자 맥주의 도시, 보헤미안의 도시인 체코는 상상 이상의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구시가지 광장 



체코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구시가지 광장은 역사적으로 바츨라프 광장과 함께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나치에 의한 체코 통치의 아픈 역사의 중심지이며, 사방이 아름다운 중세 건물양식으로 둘러싸여 볼거리가 가득하다.


  프라하 성 


‘세계에서 가장 큰 성’으로 불리는 프라하 성은 9세기 경 처음 건립된 역사 깊은 유적지다. 카렐 4 세가 집권하던 14세기에 대대적으로 프라하 성공사가 이루어졌는데, 1541년 대화재로 인해 소실되어 다시 개축되는 등 체코의 오랜 역사가 모두 담겨있다. 북쪽에는 사슴 계속, 남쪽엔 기암괴석이 둘러져 있어 천혜의 요새이며, 도시 어느 곳에서든 보일만큼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뾰족한 고딕 양식 건축물로 바로크 양식이 혼재된 프라하 성은 삐죽 솟은 탑 중 가장 반짝이는 탑으로 14세기에는 ‘백탑의 도시’라 불렸다. 프라하 성은 성당을 중심으로 구왕궁, 화약탑, 왕실 정원, 여름궁전, 대통령궁 등 여러 건물과 정원으로 이루어져 성만 둘러봐도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블타바 강 


프라하 블타바 강은 아기자기한 동유럽의 낭만을 느끼게 한다. 전통 나무배를 타고 블타바 강 위를 유유히 떠다니다 보면 프라하의 숨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강가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하얀 털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고니떼도 지척에서 만날 수 있다. 보트 투어는 ‘프라하의 베니스’라 불리는 캄파 섬과 카를교를 둘러보는 코스로 45분 정도 걸린다. 


  홀브카 성 


체코에서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성이다. 고딕 양식으로 건축된 성으로 그 당시로서는 굉장히 모던한 양식으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성은 과거 승마학교였지만, 지금은 체코 최대의 미술관 중 하나인 갤러리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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